.. 항상 스님께로의 마음은 열려 있는데,
새해를 맞이하면서 더욱이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건들이 많아서
요 며칠 잠잠했었네요.
그래도 늘 출석부 찍으며 좋은 글은 잘 읽어 있었습니다.
항상 푸념만 하고 불만만 늘어 놓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만
저희 어른들 때문에 속이 상해서 고민입니다.
올해 저희 아버님 칠순인데 원 칠순이 음력 6월이라서 여러가지도
돈 들어가는 일도 많았고 해서 그때는 저희 형님이랑 의논을 해서
식구들 모아 놓고 (종가집 장손이니깐) 식사도 하고 -늘 입버릇처럼
형편도 그런데 무슨 칠순이냐교 잘 살때 환갑잔치 동네 잔치로 크게
했으면 됐다.(그때는 정말 남부럽지 않게 크게 하셨답니다.) 고
하셨지만 저희는 자식된 도리도 그럴 수 없다고 그런 식으로 하겠다고
했는데... 기대는 저 만치 물거품되고..
새해 아침에 절 하고 제사 지내고 아침식사 끝내고
우리 아버님 동생네들 불러 모아 놓고 "나 칠순겸 여행 가려 하니깐
(3월 10일경) 돈들 좀 내 놓아라.." 그러십니다.
삼춘네들 정말 어이 없어서 명절이라고 큰 아주버님 용돈에 제사비에
그리고 모두들 설치레 한다고 돈 다쓴 상태에 무슨 큰 돈들이 있다고
수근들 대십니다.....
그리고 우리 형님 원래 교회집안에 시집을 간 지라 뭐라 명절 전에
식구들 끼리 모였다가 설날 당일날 친정에 오는데 친정에 들어 온지
얼만 되지도 않는 딸네 부부 앉혀 놓고 칠순 이라고 따른 거 생각하지
말고 돈 백만원씩 내 놓아라고 하시는 겁니다.
새해 첫날에... 6월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무슨 난리냐면서 정도껏
해야지 왜 이러냐고 ... 우리 형님 노발대발 하시고..
저 역시 지금 형편 뻔한데...
아무래도 우리 형님 씩씩대면서 돌아 갔는데 큰 싸움 한번 일어 날 것
같습니다. 우리 어머님 우리 아버님 그 얘기 할때 슬쩍 자리를 피하시더랍니다... 다들 우리 어머니가 조정하는 것이라며..
우리 신랑 이름대면서 불쌍하다고 난리들이신데...
작은 아버님께서 늘 우리 어머님 아버님께 하시는 말씀이
아들 하나 있는거 아무것도 해 준 것없이 며느리 잘 봐서 저네들끼리
돈 한푼없이 시작해서 저 정도 사는 거 보면 기특하고 할 텐데
매달 생활비에 그리고 해마다 무스탕에 에어콘에 김치냉장고에.
그 뒷처리 한다고 애기도 안 가지고 저렇게 고생들 하는데,
맨날 좋은 거 먹고 놀러나 다니고 .. 형수 (참고로 우리 작은 아버님이랑14살차이가 납니다. 68살-54살) 나이게 뭘 해도 할 수 있는데 논 세월이 5-6년이라면서 이게 뭐요 하면서 한바탕 난리 였다는데 그러구 나서는 우리 어머니 저한테 전화하셔서 우리 형님이 난리피웠다는 둥 저한테 막 퍼붔는 거 였습니다.
그때는 듣고 있고 있었는데
스님, 그냥 참는것만이 좋은 건 아니니깐 제가 기회가 되면 한 번
말씀 드려야 겠습니다. 둘이 벌어서 생활비 드리고 우리 생활하고
지금은 애기가 없기에 좀 낫지만 애기 낳으면 한푼 두푼 드는 것도
아니고 애기를 집에서 보든 맡기든 정말 돈이 죽는 일인데 만날
아무일도 안 하고 저희들만 믿고 저렇게 계시니 속이 상할 따름입니다.
그렇게 저렇게 심란한데 우리 사무실에서 떨어져 간 사무장님이
(원래 일을 잘못해서 제판까지 받을 정도의 실수를 해서 우리 사무실에도 큰 타격을 입어서 결국 감원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는데..)
돌아가셨답니다. 몸이 안 좋아서 늘 응급실에 왔다 갔다 했는데
그 인생을 보면 결코 잘 살았다고 칭찬하는 평이 없는 걸로 봐서
안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허무하게 갈 것을 왜 그렇게 살았나
싶고 참으로 죽고 사는 거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스님 글을 읽으니 스님의 마음도 상심이 클것 같은데
저역시 좋지 못한 글을 남기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전에 저에게 해주신 말씀처럼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안다는 말씀
용기를 갖고 그렇게 실천하면서 되도록 마음 안 다치면서 살고
싶습니다.
스님께서도 함께 노력하기로 해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답글:
등불님 답글이 늦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답글을 올릴 수가 없어서
오늘에야 답글 드립니다.
세상사 풍파 아님이 없습니다.
시정 모르는 웃어른을 섬기는 마음이
얼마나 어려울까 짐작이 됩니다.
어른이 무슨 벼슬인양
그저 내놓기만 하라시니
그 마음이 얼마나 힘들까
그래요 너무 참기만 하면
시정 모르는 어른은 돌아가셔도 모르실 것입니다.
슬기롭게 의사 표현을 할 때다 싶으면 하세요.
젊은이들이 살려고 발버둥치는 것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그렇게 어깨를 무겁게만 하십니다 그려
인사도 베품도 자기분수에 맞게 하는 것이
현명하리라 생각합니다.
아닌 것은 아니니까
다소 말을 듣더라도
의지대로 밀고 나가세요.
오늘도 편한 하루 되세요
20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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