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니를 작품에 담으려는 연예과 학생에게
먼저 이렇게 불쑥 메일을 드리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저는 다큐멘터리를 공부하고 있는 김연지라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평소 비구니의 삶과 불교에 관심이 있어
이제 막 비구니가 되려고 하는 사람에 대해서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도움을 부탁드리게 되었습니다.
비구니가 되려는 사람들을 만나려면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하고자 하는 작품의 의도는
그분들이 비구니를 선택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솔직히 카메라에 담는 겁니다.
어려운 일이고, 자칫하면 불가에 큰 실례를 범하게 될지도 몰라
이렇게 도움을 구합니다.
답 부탁드리겠습니다. 저의 메일로 언짢게 해드렸다면
거듭 사과 드립니다. 안녕히 계세요
답글:
참으로 어려운 질문을 하십니다.
비구니를 작품화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을 거예요
비구니가 되려는 사람을 작품화하는 것은 대중적일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비구니가 되려는 사람은 세속에는 별로 의미를 못 느끼며
현실을 떠난 참다운 인간상을 갈구하면서
성불을 향하여 이 한 몸 사루는 비장한 각오로 살아가지요.
흔히 세속적인 시련을 견디지 못하여
세속 탈피나 도피성을 가지고 있는 듯하지만
그러한 마음으로는 결코 자아극복의 길을 갈 수가 없습니다.
진정으로 마음이 맑고 깨끗하며 순수하지 아니하면
비구니의 길을 가기가 어렵습니다.
순순한 락 그것이 수행자의 버팀목입니다
고고한 수행자의 자태를 어찌 작품에 담을 수가 있으리오
진리에 대한 철저한 탐구 없이는 작품을 만드는 것은 모순일 수밖에 없어요
비구니 자체는 곧 진리여야 합니다.
진리와 둘로 나누어지는 비구니는 비구니가 아닙니다
먼저 불교에 입문 하시여 공부해보시고 작품을 구상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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