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울 마음 채울 마음
정치권에서 과거로부터 어려운 상황에 있게 되면 "마음을 비운다"는 표현을 많이
하여왔다. 어쩔 수 없이 포기하여야 할 경우에 정치인들이 쓰던 상투어였다.
그것이 마치 불교계의 수행의 표본이라도 되는 것처럼 왜곡되어 온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마음을 비우라는 진의는 포기가 아니었다.
우리 범부중생에게는 비워야 할 마음과 채워야 할 마음이 있다.
비워야 할 마음은 간단히 말하면,
부정적인 생각, 소극적은 생각, 피동적인 생각, 고정관념이나 편견 등이요.
우리들에게 정말 비워야 할 마음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러나, 채워야 할 마음도 있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이고, 긍정적이며, 창의적이고, 항상 도전적인 그런 마음들이다.
우리의 인생, 부처님 말씀대로 호흡지간에 달린, 그 우리의 인생을 가장 아름답게
꽃피우고 열매맺게 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 바로 채워야 할 마음이다.
우리가 불교 공부를 마음 공부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마음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마음공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시작점의 하나이다.
그 마음의 구조가 바로 채워야 할 마음과 비워야 할 마음을 구분할 줄 아는
것이다.
많은 스님들이 무분별에 대하여 언급한다. 그렇다. 우리가 무분별지에 이르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무분별지에 이르기 위하여 우리가 시작하여야 하는 것이 분별이다.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혜학이고,
선한지 악한지 구분하는 것이 정학이며,
괴로운 것인지 즐거운 것인지 구분하는 것이 계학이다.
이 구분을 통하여 구별없는 단계에 이르는 것이다.
범부중생이 삼학을 배우는 것은 보살이되고, 부처가 되기위한 기초 가운데
가장 중요한 기초작업이면서 마지막 완성작업도 되는 것이다.
유한한 우리 인생, 잠시잠깐만에 지나가버리는 그 짧은 인생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여
우리가 이생에서 진급하기 위하여 창조적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기도란 바로 이러한 인생을 효율적으로 살기위한 정지작업이요, 도로를 건설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수행이라고도 하고, 수도라고도 한다. 즉 가는 것을 준비하는 것이고,
길을 닦아서 앞으로 나아가기 쉽게 하는 것이다.
오늘, 우리가 탄탄대로를 가기위하여 우리의 앞길을 닦아보자.
마음의 구조와 이치를 공부하였다면 이제는
마음을 쓰는 법을 배워야 한다.
즉 용심이다. 쓰는 것에 따라 죄와 복의 갈림길에 선다. 복의 길로 가보자.
복력을 증장하고, 업장의 길을 소멸하는 것은 우리의 용심에 달려있다.
고민하여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 용심은 우리 범부중생의 마음대로 안된다.
그래서 부처님께 의지하고, 부처님 말씀에 의지하고, 부처님의 제자들에게
의지해야 한다.
물어가야 한다. 자신에게 묻고, 안되면 스님들에게 물어서 가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용심으로 복력을 증장하고, 지혜력을 증장하게 되면, 자연히 드러나는 세상이
있으니 인과응보의 세상이다.
그 세상에서 뚜렷이 드러나는 자신이 금생에 받아야 할 업보와, 자신이 보충하여야 할
세상이 보인다.
그래서 남을 원망하기 보담은 자신의 인생을 더욱 사랑하게 되고, 더 나아가서
이웃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며, 이웃에 대한 연민으로 발전하여지고
마침내 보살심을 내게 된다. 유한한 범부중생에 대한 근본적인 슬픔이 보이는 것이다.
그 근본적인 슬픔을 보게되면 범부중생을 평등하게 보는 평등심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법화경에서 부처님은 '약신약방 공성불도'라고 하셨다.
비방하는 이도 찬탄하는 이도 모두 함께 성불시켜서 그 고통바다에서 구제하고 싶어
하시는 분이 부처님이시다.
비방도 찬탄도 결국은 하나일 뿐이다.
자비는 이웃에 대한 작은 관심에서 시작되고,
지혜는 이 관심으로 시작된 것이 이웃에 대한 봉사로 표출되어 자비와
지혜가 하나가 된다.
그렇다. 오늘 하루 누군가에게 관심을 가져보자.
그것이 자비의 발로요, 지혜로 가는 길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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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토요일 아침 안심정사에서 법안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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