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관계의 종교
모든 만상은 관계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있으므로 해서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으므로 해서 이것이 있나니, 이것이 없어지면 저것도 없어지고 저것이 없어지면 이것도 없어지니라.”불교는 문자 그대로 관계의 종교입니다. 유정 무정 한 송이 들꽃의 생명도 나와 하나인 부처로 대하는 일체 만유와의 무차별한 관계를 말합니다.
가정 생활에 있어서도 관계가 중요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옛날에 모든 현자들은 가정을 잘 다스리지 않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관계를 돈독히 가지려면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프랑스의 소설가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에서도 여우가 별나라에서 온 어린 왕자에게 묻습니다. “사랑이란 것이 뭐지?”“관심을 갖는 거란다.”“관심을 갖는다는 것이 뭐지?”“네 시간과 마음을 투자하는 거란다.” 사랑은 한마디로 말해 관계입니다. 관계가 부족할 때 사랑은 깨지는 것입니다.
종교는 투철한 관계의 형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신앙을 갖는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신앙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상대방의 생각을 많이 하게합니다. 신앙을 갖게 되면 플러스 알파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리고 진정한 신앙인의 삶을 살다 보면 나에게 닥칠 파탄이 피해 가기도 합니다. 그것은 자비의 에너지는 뭉치고 모이게 하는 힘이 있어 작은 것으로도 큰일을 이루게 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사회문제가 거의 다 관계의 빈곤에서 비롯됩니다. 청소년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은 대부분 결손가정의 아이들입니다. 결손 가정이란 관계가 빈곤한 가정입니다. 관계의 빈곤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살고 있는지 아십니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감사로운 삶을 베풀어 주고 있는지 생각해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달걀 하나를 예로 들어보면, 식탁에 올 때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기여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가게 주인, 운송업자, 양계업자 모두 유기적인 연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나 어른에게나, 누구에게나 관계 의식을 분명히 심어 주는 일은 아주 중요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나 만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을 때 문제가 심각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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