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을 위해 몸을 던지는 수행자
부처님 말씀의 "위법망구"는 "법을 위해서 몸을 흔쾌히 던진다"는 말씀입니다. 이것은 수행자의 삶이 어떠한 것이어야 하는가를 말해 줍니다. 수행자는 자신이 등 따시고, 배 부르기 위하여 이 길을 가는 게 결코 아닙니다. 수행자의 삶은 남들이 행하기 어려운 것, 남들이 하기 힘들어하는 것, 그리고 하기 싫어하는 것들을 자청해서 행하는 삶입니다.
그래서 수행자의 삶을 "형극의 길"이라고 하지요. 그러나 수행자라는 존재는 머리를 깎고 사는 사람들만 얘기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고통과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는 수행자들입니다. 그래서 삼천 배를 하고, 장좌불와를 하고, 천일기도, 십년기도를 하는 것입니다. 부처님도 마찬가지셨고 또 혜가대사도 마찬가지셨습니다. 혜가대사는 달마스님께 법을 얻기 위해서 자신의 팔뚝을 잘라 쟁반 위에 바침으로써 도의 길을 얻어 가셨던 분입니다.
추운 겨울날 대사는 온 몸이 꽁꽁 얼어 들어가는데, 면벽을 하시는 달마스님은 전혀 뒤를 돌아보지 않으십니다. 스승과 제자와의 길이 그러한 표상이지요. 그래서 "이래도 나를 믿지 못하시겠습니까?"하는 마음으로 자기의 팔을 쳐서, 선혈이 낭자한 그 팔뚝을 달마스님의 코밑에 갖다 바치니, "오, 이제야 왔구나" 했다는 달마스님의 가르침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항상 법을 위해서 "나를 버려라" "나를 비우라"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불법(佛法)은 용기를 요하는 가르침입니다. 선재동자가 선지식을 찾아서 끊임없이 길 떠나는 구도의 행각도 수행자의 삶입니다. 우주 법계를 휘몰아 다니면서 도를 찾아가는 선재동자의 길, 혜가대사의 길, 삼세제불보살의 길 모두 용기의 화신으로서의 길이었습니다. 요즈음 우리 사회의 여러 상황들이 어렵다고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비장한 용기를 가지고 만난을 헤쳐 나아가는 선재동자의 구법행각을 따라가듯 그러한 불자들이 되어야겠습니다.
부처님 경에 여러 구도자들의 용기에 대해서 나옵니다. "일어나서 나아가라. 부처님의 군대에 가담하라." "부처님의 군대는 막강하여서 코끼리가 대숲을 부수는 것과도 같이 용감하게 악마의 군대를 깬다. 몸을 던져 용맹 전진하라. 게으른 자는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 <화엄경>에 나오 가르침이고, "비록 삼천대천세계에 왕성한 번뇌의 불꽃이 가득하다 하더라도 부처님을 뵙기 위해서는 이 번뇌의 불 속을 흔쾌히 지나가며 가르침을 들어 중생을 교화하고, 중생을 선법에 인도하기 위해서는 이 번뇌의 불 속을 지나가야 한다. 이를 보살의 용맹이라고 한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그래서 불교의 표상인 용맹정진하는 보살을 "위대한 용기와 심신을 바탕으로 해서 모든 유정중생들을 열반의 세계로 이끄는 영웅이다"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모두 삶의 고해를 헤쳐 나아가는 위대한 용기의 화신들-영웅과도 같은 삶을 살아야 됩니다. 어렵다고 움츠려 들면 더욱 더 어려워지지요. 춥다춥다 하면 더 춥고, 괴롭다괴롭다 하면 더 괴롭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마음을 추스리고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용감해야 됩니다. 불교는 용기의 종교요, 힘의 종교이지요. 우리가 흔히 "인생은 항해다" "인생은 등산이다" "인생은 마라톤이다"라고 합니다.
항해가 어디 순풍에 돛 단 듯이 만 나아갑니까? 산에 올라가는 게 편안합니까? 마라톤 뛰는 일이 쉽습니까? 그렇지가 않습니다. 삶 자체가 고통이므로, 그 속에서 극복을 통해 무언가 배우는 게 있어야 됩니다. 우리는 이 땅에 와서 인생과 현실을 교과서로 삼아,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존재라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우리의 삶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용기도 필요하고, 또 용감하고 과감해야 됩니다. 각양각색의 재물의 유혹, 색의 유혹이 우리를 압도하지 않도록 악과 유혹을 물리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세속 사람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수행자들은 더욱 더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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