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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현(2004-01-09 06:33:19, Hit : 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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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의 꽃

침묵의 꽃


    침묵의 꽃/전형철



    


겨울의 오후
등 굽은 햇살 아래
곧추선 바람도 피해가는
토담의 귀퉁이에는
그리움이 상사화의 꽃잎으로 피고 있다

보고싶다는
말들을 잎으로 키워가며
기다림에 까맣게 탄
속앓이를 주렁주렁 매단 채
토담사이 끈질긴 생명력으로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내리고 있다

툭툭 터져나오는 씨앗주머니 속의
보고싶다는 말들이
외진 바람을 타고 떠난 홀씨가 되어
그대의 가슴에 닿으면
뿌리를 내리는 그리움으로 자라날 수 있을까

보고싶다는
까만 속살을 드러낸
침묵의 씨앗들이
그대의 가슴에 뿌리를 내리면
가장 화려한 꽃잎으로
다시 피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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