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의 정체
대덕들이여! 이제 빛의 그림자를 희롱하는 정체를 알아내어라.
이것은 모든 부처님의 본래 근원이며,
모든 곳은 도 배우는 이들이 돌아갈 곳이다.
그대들의 사대육신은 법을 말하거나 듣지 못하고,
오장육부도 법을 말하거나 듣지 못하고,
허공도 법을 말하거나 들을 줄 모른다.
그렇다면 법을 말하고 들은 줄도 아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그대들 눈앞에 뚜렷하면서도 아무 형체 없이 홀로 밝은
<이것>이 법을 말하기도 하고 들을 줄도 아는 것이다.
만약 이렇게 볼 수 있다면 조사나 부처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大德 爾且識取弄光影底人 是諸佛之本源 一切處 是道流歸舍處 是爾四大色身
不解說法聽法 脾胃肝膽 不解說法聽法 虛空不解說法聽法 是什 解說法聽法
是爾目前歷歷底 勿一箇形段孤明 是這箇解說法聽法 若如是見得 便與祖佛不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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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려는 것은 죽음과 같은 허무로 빠지거나
허망한 이상론에 빠지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삶을 충실히 하고 일체 모든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데
부처님의 길을 가기 위해서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가려고 하는 길이다.
그러면 어떻게 나를 알 것인가?
나의 본성은 사대육신과 같은 고깃덩어리가 아니다.
그렇다고 허공처럼 텅 비어있는 허무의 상태도 아니다.
이런 것들은 설법할 줄도 모르고 들을 줄도 모른다.
나의본성은 형체는 없지만 무수한 신묘한 작용을 하는 살아있는 것이다.
이를 부처라고 말한다.
나의 본성은 바로 지금 들을 줄 알고 말할 줄 아는 <이것>이다.
지금 이 글을 누가 보고 있는가? 바로 그대가 보고 있다.
지금 누가 생각하고 있는가? 바로 그대가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글을 볼 줄 알고 생각할 줄 아는 자가 바로 그대 자신이요,
주인공이다.
아직도 모르는 사람은 여기 종소리를 들으라.
조용히 들으면서 이 종소리를 듣는 자가 바로 그대 자신임을 깨달으라.
자기를 보려고 하지 마라. 그대는 비었기 때문에 볼 수 없다.
그것은 깨닫는 것이다.
종소리를 들을 때 듣고 있는 그대가 바로 그대 자신임을 깨달으라.
그대의 본성은 이렇게 듣고 말할 수 있지만 항상 비어있음을 깨달으라.
그대 자신을 깨달았다면 그대는 견성(見性)한 것이다. 볼 견자, 성품 성자,
즉 본성을 보았다는 말이다. 깨달음으로써 보았다는 말이다.
깨달음은 마음 깊이 새겨지는 것이다. 특이한 현상은 없다.
깊이 아는 것이 깨달은 것이다.
선불교는 자기 자신을 아는 데 수많은 시간을 요하지 않는다.
앉은자리에서 바로 깨달아 부처를 회복한다.
그대가 정말로 깨달았다면 그것이 그대의 본래 모습이고,
부처님이나 역대 조사와 다르지 않는 영원한 행복한 경지를 얻은 것이다.
이제 부처를 회복하였으니까 부처의 행을 하도록 하라.
<임제록강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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