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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 |
 2004-03-04 08: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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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 예찬 [삼귀의례]
삼보예찬(三寶禮讚)은 불교에 입문한 불제자가 삼보에 귀의(歸依)하여 예배(禮拜)드리고 그 공덕을 찬탄(讚歎)한다는 의미입니다. 불제자의 일상적인 신행생활이기도 합니다. 삼보는 불교에서 세 가지 보배로 여기고 귀의 대상으로 삼는 불(佛) 법(法) 승(僧)입니다. 종교는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실천철학입니다. 그러므로 불교에 입문한 불제자는 삼보의 의미와 귀의하는 목적을 분명히 하여 삶을 창조하는 신행생활이 되도록 정진해야 합니다.
불법승 삼보는 고등종교의 성립 조건인 교주(敎主) 교리(敎理) 교단(敎團)이므로 형식상으로는 다른 종교와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세 가지 보배를 독립된 귀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과 삼보가 내포한 다양한 의미에 있어서는 다른 종교와 차별이 있습니다. 첫째, 삼보는 셋이면서 각기 위없는 보배이니 가치의 평등함과 존귀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둘째, 진리는 부처님이 증득하신 깨달음의 내용과 인격, 그리고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가르침 뿐 아니라, 그 법을 전수한 제자들에게까지도 내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법의 의미를 확대하면 우리는 보편적이고 상주하는 진리 안에서 살고 있다는 뜻입니다.
불교에 입문한 사람은 먼저 삼보에 대한 믿음의 표시로 삼귀의례(三歸依禮)를 행하고, 그 의미를 이해함으로써 실질적인 불자가 됩니다. 그러나 삼귀의례는 불법의 큰 바다에 들어가는 문에 불과합니다. 믿고 이해하면 할수록 넓고 깊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선 불법대해(佛法大海)에 대한 대강의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곧, 삼보의 개념 정리와 수행방향을 설정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뜻에서 삼귀의례를 중심으로 그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불제자가 신행생활에서 행하는 삼귀의례는 그 형식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여기서는 상용의식의 형식과 그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삼귀의례
1. 법회시
나무 불타 부중 광림법회 (南無 佛陀 部衆 光臨法會)
나무 달마 부중 광림법회 (南無 達磨 部衆 光臨法會)
나무 승가 부중 광림법회 (南無 僧伽 部衆 光臨法會)
지금의 삼귀의례는 주로 공양의례, 혹은 삼보를 청하는 법회의식을 봉행할 때 염송합니다. 나무(南無)는 범어(梵語:고대인도 말) 나모(namo)를 한문의 음으로 옮긴 것인데, 본래는 나마스(namas)로 귀의(歸依)라고 번역합니다. 깨달은 사람을 뜻하는 불타(Buddha), 법(法)을 뜻하는 달마(Dharma), 교단을 뜻하는 승가(Samgha) 모두 범어이며, 한문은 소리 나는대로 옮긴 것입니다.
부중(部衆)은 복수형을 나타냅니다. 법신 보신 화신불을 비롯한 모든 부처님을 함께 모신다는 뜻입니다. 달마는 대소승의 모든 가르침, 승가는 부처님의 훌륭한 제자들을 모두 모신다는 뜻에서 복수형을 취한 것으로 봅니다.
광림(光臨)은 광명으로 이 법회에 오시라는 뜻입니다. 불법승 삼보는 번뇌의 어둠과 오탁의 세계를 밝히므로 광명에 비유한 것입니다. 모든 부처님은 법신의 지혜광명, 보신의 무량광명, 화신의 자비광명을 갖추고 계시는데 바로 이런 의미를 말하는 것입니다.
2. 전통의식
귀의불 양족존 (歸依佛 兩足尊)
귀의법 이욕존 (歸依法 離欲尊)
귀의승 중중존 (歸依僧 衆中尊)
지금의 삼귀의례는 전통작법으로 설법 혹은 일반법회를 봉행할 때 염송합니다. 여기는 범어의 음으로 염송하던 "나무"가 "귀의"라는 번역어로 바뀌었고, 삼보도 불법승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승은 범어의 약자로 사용하고, 달마는 번역어인 법(法)을 쓰고 있습니다. 이것은 용어를 선택하는 문제도 있겠으나, 불과 승은 이국적이고 특수하지만 법이란 보편적인 진리이기 때문에 번역어를 사용한 것으로 봅니다.
여기서 특별한 것은 불법승에 귀의하면서 그 이유를 밝히고 있다는 점입니다.
불(佛)은 양족존(兩足尊)이라 하였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 해석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부처님이 두 발을 가진 중생들 가운데서 가장 존귀하다는 의미었습니다. 즉, 인천(人天)의 스승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후대에는 복혜(福慧)구족, 해행(解行)구족 등의 의미로 해석합니다.
법(法)은 이욕존(離欲尊)이라 하였는데, 욕망을 떠난 가운데서 가장 존귀하다는 뜻입니다. 법에는 독자적 자성을 가진 일체의 존재(存在)를 가리키는 경우와, 교법(敎法) 혹은 진리를 뜻하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후자에 속하는데 이 가운데도 교법인 가르침과 진리의 당체인 열반 혹은 일심(一心)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승(僧)은 중중존(衆中尊)이라 하였는데, 사회의 무리들 가운데서 가장 존귀하다는 뜻입니다. 승은 초기에는 출가승단만을 의미하였지만, 지금은 대승적 차원에서 사부대중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하늘과 인류 가운데서 존귀하신 님"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욕망을 떠난 가운데서 존귀하신 법"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사회의 무리 가운데서 존귀하신 분"
3. 한글의식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거룩한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거룩한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지금의 삼귀의례는 오늘날 대부분 법회에서 염송하는 형식입니다. 한문교육을 받지 못한 한글세대와 일상생활에 바쁜 현대인들에게 불법(佛法)을 쉽게 전하기 위해서 경전을 한글화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상용의식 정도는 한문 형식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신행생활에 도움이 됩니다. 한문을 모르는 것이 부끄러운 일은 아니지만, 일상생활 가운데서 불편한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는 몇 천년 동안 한문 문화권에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 말씀을 새기면서 기본적인 용어는 한문으로 익혀 보시기를 권합니다.
불자들이 비록 한문을 모르더라도, 한글의식을 행하면서 "삼보는 왜 거룩한가?" 그리고 "왜 스스로 귀의하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불제자는 기본적이고 일상적 신행생활인 삼귀의례, 예불, 공양의례 등은 그 뜻을 생각하면서 외우는 염송(念誦)이 되어야 합니다. 깊은 이해는 곧, 믿음을 더욱 견고히 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정진하는 원력(願力)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4. 남방국가 의식
붓담 사라남 가차미 (Buddham Saranam gacchami)
나는 붓다를 귀의처로 합니다.
담맘 사라남 가차미 (Dhammam Saranam gacchami)
나는 진리를 귀의처로 합니다.
상감 사라남 가차미 (Samgham Saranam gacchami)
나는 승가를 귀의처로 합니다.
지금의 삼귀의례는 스리랑카 등 남방국가에서 행하는 형식입니다. 우리와 다른 것이 없습니다.
사라남은 "의지처, ~~을 의지하다"의 뜻이고, 가차는 "가다(go)", 미(mi)는 "나"라는 일인칭 주어의 뜻을 가진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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