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더스 헉슬리는(Aldous Huxley)대단히 훌륭한 문명비평가인데,
그의 얘기에 따르면 ‘인생은 가차 없이 너무나 엄격하고 가혹하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높이 올라가는 것은 매우 힘들지만, 떨어지는 것은
급전직하하기 때문입니다. 낙하산 타는 것과 떨어지는 것, 깨지는 것,
망가지는 것은 노력의 시간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마장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으니까 깨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도 마지막까지 곳곳마다 도사리고 있는 마장과의
싸움을 이겨내지 못했으면 부처님의 이름을 얻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높은 경지에 갔다가 다시 미끄러진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린 영원한 수행자입니다.
그래서 범부중생이나 혹은 잘 나가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은 조심하고 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오죽하시면 ‘여리박빙(如履薄氷)’
즉 살얼음 딛듯이 인생을 살라고 하셨겠습니까.
우린 언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인생지사가 새옹지마(塞翁之馬)라더니 곳곳마다 마장입니다.
여러분 삶의 행로에 지뢰가 놓여 있어서 언제 발이 날아갈지 모르고,
언제 팔이 날아갈지 모릅니다. ‘무한마(無限摩) 무진마(無盡摩)’
우리들의 수행이 다함이 없는 것처럼 마장이 다할 날이 없습니다.
여러분이 원력을 세우고 앞으로 나가는 삶 가운데에서도
정말 자기를 처절하게 지키고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을 다해 겸손한 마음으로 기도하십시오.
여러분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시험을 경험하셨겠지만
어떠한 문제를 풀어내려면, 어떤 경우에는 문제의 답이 헛갈려
당황하는 순간이 많습니다. 버릴 건 빨리 버려야 되는데 붙들고 있다 보면
시험을 망치는 수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부처님 말씀대로 집착, 번뇌마,
탐착마가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나만 모르는 게 아니라
다 모른다고 생각하고 집착 없이 버리십시오. 그런 것이 바로 지혜입니다.
<금강경>에 나오는 ‘무아상 무인상 무중생상 무수자상’을 음미해보십시오.
상투적으로 나오는 말씀이지만 그게 위대한 지혜입니다.
우리가 나를 버리지 않고서는 멀리 갈수도, 오래 갈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성불(成佛)은 더욱 불가능한 일입니다. 나를 버리십시오.
나를 버리게 될 때까지도 마장은 작용합니다.
여러분, 이 육신이라고 하는 고깃덩어리는 바로 이기심으로 생긴 것이고,
알라야식으로 생긴 것이므로 ‘나’라는 마음이 있는 한 마장은 멈추지 않습니다.
내가 ‘나’라는 걸 내세우고 욕심과 고집을 세웠다면,
언젠가는 그게 깨져야하니까 반드시 고통이 온다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사실입니다. 마장은 나에게 고통을 선물 합니다.
우리는 중생으로 살다보니 삶 자체가 고통의 바다입니다.
하나하나 결정을 내릴 때마다 많이 생각하면서 신중하십시오.
상대방과 이익을 나누게 될 때 상충되는 경우도 있겠으나
이러할 경우에도 부처님을 믿고 의지하면 됩니다.
물론 자기 자신을 믿고 바르고 청정하게 사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만,
항상 부처님 전에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나가면 일이 더 수월해집니다.
|
|
2019-09-08 12:16:14
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