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생각해 보세요. 저기에 사탕이 하나 놓여있습니다. 그 사탕을 바라보면 저절로 입안에 군침이 돕니다. 사탕이 몸 바깥에 있어도 내 몸과 마음이 사탕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바깥에 있는 사탕과 내가 둘이라고 볼 수 있나요? 하나입니다. 또 과년한 젊은 남녀가 있다고 칩시다. 멋있고 예쁘게 생긴 서로에게 끌리면 저절로 마음이 동합니다.
나하고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대상과 내가 나눠져 있다 하더라도 결코 둘이 아닙니다. 『반야심경』에 ‘무안이비설신의 무색성향미촉법 무안계내지 무의식계무무명’이란 말씀이 있습니다. 이는 눈,귀,코,혀의 몸이 있고 대상이 있지만 그게 전부 무(無), 하나, 무한(無限)입니다.
여기 재미난 연구가 있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커피 음료 회사 스타벅스가 커피를 마시는 대상에게 돈을 주면서 네 부류로 나눠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커피를 마시는 상황에 따라 어느 때 제일 기분이 좋으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나 혼자 마실 때. 타인과 함께 마실 때. 타인에게만 주고 난 안 마실 때. 나만 마시고 타인은 안 마실 때. 네 경우의 수를 따져봤더니 그래도 남과 같이 마시거나 남에게 줄 때의 마음이 제일 즐거웠다고 합니다. 우리 마음은 내가 혼자 마시면 좋을 것 같은데 남들에게 뭔가를 주었을 때 더 좋은 것입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참선이나 명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내려놓는다, 화두를 잡는다, 호흡에 마음을 둔다는 것은 결국 나를 내려놓는 훈련입니다. 호흡에 마음을 두니까 이기심이 녹아내리는 겁니다. 그게 결국 수련입니다. 이 광활한 우주는 우리 모두가 중심을 향해 하나로 나아가는 훈련을 시키기 위해서 존재합니다.
육바라밀 가운데에서도 첫 째 ‘보시’, 베풀면 너의 영원이 자유로워진다고 합니다. 수많은 책을 보면 나름대로의 대단한 것을 발견한 듯 얘기하고 있지만 원리는 ‘하나’라는 걸 팔아먹는 것에 불과합니다. 여러분은 돈 벌어서 뭘 하시겠어요? 명예 드날려서 뭘 하시겠어요?
기쁨은 실천할 때, 행동할 때 오는 법입니다. 기쁨은 내가 앎으로 인해서 오는 것보다 행동할 때 열 배, 백배 더 많이 옵니다. 이 우주는 참 묘해서 내가 남에게 주면 줄수록 계속 뭔가 들어옵니다. 지난 추석 무렵입니다. 제가 사회복지사 분들하고 회의를 했습니다. 그 중 젊은 사회복지사가 말했습니다. “스님, 이상해요. 글쎄 제가 구룡마을 할머니, 할아버지들한테 이번 추석에는 무슨 선물을 해줘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면 그게 어디서 떨꺼덕 떨꺼덕 들어와요.” 이럽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그래, 네가 큰 것 깨달았다. 베풀려고 하면 부처님이 다 주시는 거야. 부처님은 우리의 마음을 일깨우기 위해서 항상 지켜보고 계시거든.”
흔히 마음의 병이 몸의 병이라고 합니다. 마음과 몸은 같이 갑니다. 마음에 병이 나면 몸에 병이 나는데 베푸는 마음을 통해 우리의 영혼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모든 질병은 어디서 오는가? 재앙은 어디서 오는가? 우리가 하나라는 걸 무시하고 살기 때문에, 영혼을 해방시킬 줄 모르기 때문에 옵니다. 마음 안에 있는 보물을 의식하는 순간 여러분은 참으로 살아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고, 깨달을 수 있습니다.
돈을 벌어서 투자한다고 쳐 보세요. 첫째 자기의 기술습득이나 경험에 투자합니다. 둘째 남에게 일을 시키는 데 투자합니다. 셋째 좋은 물건 사는 데 투자합니다. 마지막으로 남에게 베푸는 데 투자합니다. 이 네 가지 항목 가운데 어떤 때 제일 행복을 느끼는가를 조사했더니 남에게 베풀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결과보고가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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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8 07: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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