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종하처래 사향하처거(生從何處來 死向何處去)라, 생야일편부운기 사야일편부운멸(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이라’당신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산다는 것은 한 조각 구름이 생기는 것과 같고, 죽는다는 것은 한 조각 구름이 없어짐과 같다는 의미로 스님들이 영가를 천도할 때마다 드리는 말씀입니다.
지금 여러분도 매일매일을 살아가고 있지만 어디를 향해 가고 계신지 아세요? 물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니까 이렇게 혹은 저렇게 갈 것이라고 생각하겠지요. 근데 부처님께서는 우리가 과연 어디에서 왔으며 또 가는 곳은 어디인지 명확히 알고 있는가를 물으셨습니다.
부모의 배를 타고 나오긴 했는데 배를 타고 나온 그 엄마 아버지를 만난 이유를 아는지, 자식을 낳았는데 그 아들딸이 어떻게 나의 배로 들어왔는가를 아느냐 말입니다.
우린 이미 이런 연유에 대해서 공부했습니다. 모두 전생의 인연이다, 전생의 애인이다, 이렇게요. 사실 아내나 남편을 만난 것도 인연 따라서입니다. 인연이라 만나고 서로 좋아지게 돼서 함께 살아갑니다. 그냥 우연히 만나지 않았냐 하지만 불교에선 우연이란 말을 쓰지 않습니다. 대신 인연(因緣)이란 말을 씁니다.
사실 우리는 아는 게 많은 것 같은데 모르는 게 더 많습니다.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것조차 잘 모릅니다. “이렇게 법당에 열심히 나오고 부처님 말씀 열심히 공부하는데, 그저 공덕을 지으라고 하고, 공부를 하라고 하는데, 내가 이 땅을 등지면 좋은 데로 가겠지.”라고 막연히 생각합니다.
근데 그걸 어떻게 장담해요? 제가 지금 공부란 말씀을 드렸는데 스님들도 이렇게 푸념합니다. “부처님은 왜 팔만대장경을 만들어서 우리를 힘들게 만드나.”그런데 공부는 하면 할수록 그동안 막연했던 거, 어렴풋했던 게 점점 선명하게 잡아지고 ‘아!’란 탄성이 흘러나옵니다. 그냥 막연한 것이 아닌, 구름 잡는 게 아닌 것들이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부처님은“내가 이 땅에 온 이유가 너희들의 생로병사를 해결해주기 위해서다.”라고 하셨습니다. 사고(四苦), 생로병사입니다. 여기에다 사랑하는 데도 헤어져야하는 애별리고(愛別離苦), 미워해도 만나야 하는 원증회고(怨憎會苦), 무언가 구해도 얻지 못하는 구부득고(求不得苦), 왕성하게 살아서 압박하는 오음성고(五陰盛苦)를 합해서 팔고(八苦)라고 합니다. 부처님은 이런 사고(四苦)와 팔고(八苦)의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러 오셨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매일매일 눈으로 찍어대고 귀로 녹음을 하고 몸으로 감촉을 하는 안이비설신의가 색성향미촉법을 인연합니다. 하나도 놓치지 않고 그대로 정보가 쌓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도 많이 쌓아왔습니다. 부처님 말씀에 따르면 “너희들이 지금 살아가는 데 차별이 많지 않냐? 어떤 사람은 머리가 맑고, 어떤 사람은 좀 그렇지 못하다. 그런데 너희들이 금생에 이렇게 사는 건 전부 전생 식(識)에서 비롯된 결과다.” 라고 하셨습니다.
전생식이 금생의 몸을 만들고, 금생의 몸이 또 여러 가지 경계를 만나서 현생식을 만들고, 현생식을 바탕으로 내생의 몸이 만들어집니다.
부처님 말씀을 기초로 조금씩 깊게 생각하고 공부하다보면 나의 어떤 좌표나 위치가 선명하게 잡힙니다. 물론 저도 매일 기도하고 참선하고 삽니다만 우리가 부처님 말씀 따라서 살면 머리가 맑아지는 게 분명합니다. 흔히 “예방이 최선의 치료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죽음에 당도해서“아, 이거 잘못했는데.” 하면 곤란합니다. 인간은 광활한 창공에 던져진 존재입니다. 지구도 우주에 던져진 별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리는 그 위의 칠십억 인구 가운데 한 사람으로 대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나는 천수천안, 관자재보살, 즉 천 개의 눈과 천 개의 손으로 너희들을 감싸 안고 너희들의 앞길을 열어 보여주면서 그 세계로 안내하기 위해 왔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을 등불로 삼고 나아가세요. 우리는 캄캄한 밤, 창공에 던져진 존재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하시겠어요? 자신의 길을 잘 알고 가는 것 같으세요? 어두운 길을 가다보면 교정해야 될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섹스피어 말대로 인간은 던져진 운명체입니다. 큰 의미로 보면 우리는 모두 캄캄한 세계 속에 살기 때문에 여기도 살피고 저기도 살펴야 합니다. 이른바 3차원적인 눈은 열렸으니까 눈으로는 봅니다. 근데 마음의 눈이 열리지 않았으니 눈에 보이는 것에만 일생을 두고 혈투를 벌입니다. “에이, 돈이나 열심히 벌어야겠다.”라는 마음만 꽉 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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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5 01: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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