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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상담·교리법문·사회복지 활동능력 3박자 갖춰야
10월 27일부터 29일까지 거행된 전국승려합동연수교육에서 총무원 기획부장 법안스님의 강의가 교육에 참가한 많은 스님들로부터 호응을 얻어 화제가 되고 있다.
법안스님은 교육 둘째 날인 28일 ‘태고종도를 위한 불교지도자론’이란 제목으로 한국불교 태고종의 정체성과 성직자가 갖춰야할 요건에 대해 심도 있게 강의했다.
법안스님은 강의에서 “태고종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단정짓는다면 당연히 대승교화종단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며 “대승은 소승에 대하여 대승도 되지만, 대소승을 초월하는 그 자체를 대승이라고 할 수 있고 태고종의 특징 중에 바로 이 ‘대승(大乘)’이란 말씀이 들어붙은 것은 너나할 것 없이 모두가 부처님 세계로 가자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의했다.
또한 스님은 성직자가 갖추어야할 요건에 대해서 “성직자는 수행승과 달리 의식 집전능력, 전문적 상담능력을 갖춰야 하며 교리법문능력, 사회복지활동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직자는 수행승과 달리 대중을 교화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많은 대중들 앞에서 의식을 집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고 사회에 뛰어들어 발로뛰며 교화를 해야하기 때문에 전문적상담능력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스님은 이에 덧붙여 “대중들에게 법문을 전하기 위해서는 전하는 사람이 법문과 교리에 정통해야 하고 신도와 더불어 동거동락하며 사회에 소외받는 계층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법안스님의 강의에 참석한 많은 스님들은 “법안스님의 강의가 지루하지 않고 흥미로웠다”며 “현실적인 예를 들어 강의해 이해하기 쉬웠다”고 입을 모았다.
교육에 참가한 충북교구의 한 스님은 “다른 강의도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법안스님의 강의는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며 “스님의 강의를 들으며 성직자로서 어떻게 수행해야 할지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법안스님은 “많은 스님께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이다”며 “태고종도로서 좀더 현실적인 측면에서 도움을 주고자 한 것이 스님들에게 와 닿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연수교육기간동안 김철회 한국설법연수원 원장의 ‘설법 무엇이 문제이고 대안은 무엇인가’, 김수암 교육원장스님의 ‘태고종의 비전’, 윤자월 행정부원장스님의 ‘종무행정 이해’, 문보경 기획부원장스님의 ‘태고종의 정체성과 나아갈 길’이 강의됐다.
다음은 법안스님의 강의를 간략히 정리한 것이다.
태고종도를 위한 불교지도자론
1. 한국불교 태고종의 정체성에 대하여
태고종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단정짓는다면 당연히 대승교화종단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승교화종단이란 무슨 의미인가?
첫째, 대승은 소승에 대하여 대승도 되지만, 대소승을 초월하는 그 자체를 대승이라고 할 수 있다. 불교에서는 대소승은 있어도 하승과 상승이란 개념이 없다. 물론 간화선이 최상승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정토불교야 말로 지극(至極)대승(大乘)임을 알 수 있다. 태고종의 특징 중에 바로 이 ‘대승(大乘)’이란 말씀이 들어붙은 것은 너나할 것 없이 모두가 부처님 세계로 가자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교화종단이란 무엇인가? 교화란 수행에 대한 말이다. 불교란 종교는 수행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지만 또한 교화가 없이는 존립할 수 없음이다. 그렇다면 수행과 교화에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느냐 하는 문제에 있어서 당연히 태고종은 수행과 더불어 ‘교화’에 더 중점을 두는 종단이다.
이러한 ‘대승교화종단’의 특색이라면 수행승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보살승, 즉 교화승에 중점을 두는 종단의 특성을 지니는 것이다.
나는 보살승을 성직자로, 수행승을 수행자로 구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태고종도는 성직자로서의 자격을 갖추는데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성직자란 자신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자미득도선도타(自未得度先度他)의 정신으로 교화를 중심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 생리이다. 그렇다면 왜 태고종도는 수행보다 교화에 주력을 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바로 태고종도들은 전세에 이미 많은 수행을 거쳤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금생에 와서는 대부분 늦깍이로 사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출가의 문을 들어서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또한 태고종도가 대부분 늦깎이의 특징과 더불어 가족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태고종도는 교화승이므로 즉 성직(聖職)을 수행하기 위하여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방편이 있다. 반야심경의 첫머리에 관자재보살님께서 반야바라밀다에 가실 때에 오온이 텅 비었음을 보셨다고 하셨다. 즉 육바라밀 가운데 마지막 반야바라밀다를 가실 때에 오온의 실체를 아셨다는 말씀이다. 대승 보살도의 수행요체가 육바라밀인데, 그 뒤 육바라밀은 십바라밀로 확대된다. 그리하여 육바라밀에 방편(方便), 원(願), 력(力), 지(智)의 네 가지 바라밀이 덧붙여져서 십바라밀을 이루고 있고, 우리 태고종도 교화승들은 여섯 가지 바라밀다에 다음의 네 가지 바라밀다를 공부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태고종도들은 나름대로의 방편(方便)을 통하여 교화의 현장에서 중생들과 동고동락을 하는 것이다.
2. 성직자가 갖추어야할 요건
(1) 성직자의 첫째 요건-의식집전능력
성직자는 수행승과는 달리 의식집전능력을 지녀야 한다. 수행승은 공부단계이기 때문에 능수능란한 의식집전능력을 지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성직자는 전통적이고 장엄한 의식집전능력을 연마하여 중생교화에 철저하게 적용하여야 한다. 그래서 태고종만이 무형문화재 50호인 영산재를 보존하여 온 것이다. 우리 태고종도들이 현재 봉행하는 예불문인 향수해례나 사성례도 유구한 한국역사상의 법상을 완전히 구족한 예불문으로 부처님을 예경함도 이러한 맥락이다.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는 유명한 경제학자의 말이 있다. 종이로 만든 지폐와 황금으로 만든 금화를 통화시장에서 동시에 유통시키면 같은 액면가이면서도 모든 사람들이 금화는 집에 두고 지폐만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예불문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 있다. 칠정례가 한국 불교 예불문을 대표하고 있는 현실에서 다행한 것은 이제 우리 국민이 먹고 살만하니까 전통을 찾고 문화를 찾는 욕구가 강하면서 많은 불자들이 향수해례나 사성례의 전통예불을 배우고, 영산재 올리는 절에서 기도를 올리고 야단법석 아닌가? 우리가 지닌 보배를 잘 유지보존하고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2) 성직자의 둘째 요건-전문적 상담능력
수행승은 이제 대학에서 학문을 하는 학인이라면, 성직자는 그 과정을 마치고 대학에서 학문을 배운 것을 통하여 직접 사회에 뛰어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키고, 좋게 만들어 가는데 진력을 하여야 하는 시기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성직자는 전문적인 상담능력으로 갖추어야 한다. 수행승의 불교가 공급자(供給者)-즉 수행승을 중심으로한 불교라면, 성직자의 불교는 교화대상인 수요자(需要者), 즉 신도들이 중심되는 불교를 하여야 한다. 그래서 다양한 방편을 갖추고 신도들이 처한 문제점을 잘 해결해주어야 한다. 대승불교에서는 때로는 도살업도 허용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이 바로 중생을 위할 때만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방편을, 즉 방편바라밀까지 승화를 시켜야 한다.
태고종도들은 보다 다양한 방편을 익히고 종도들간에도 서로 공개하고 탁마하여 좀더 나은 서비스를 신도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세간해(世間解)란 말씀 때문에 역대 부처님께서 모두 결혼하신 적이 있으시고, 특히 모든 부처님께서 아드님이 있으셨다. 가정생활을 하지 않고 가정생활을 알기 어렵다. 특히 부부관계도 그렇고, 자녀 양육문제도 그렇다. 그렇다면 태고종도에게 가장 장점은 이 부분에서는 누구보다 절절하게 느끼면서 해결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다. 모든 방편을 갖추자. 그러자면 많은 공부를 해야하고, 갖가지 체험을 많이 해야한다. 간접경험도 필요하고 직접경험도 필요하다. 교화선상에서 필요하지 않은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3) 성직자의 셋째 요건-교리 법문능력
성직자는 교화중생, 즉 하화중생(下化衆生)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자신의 교리에 정통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가 의식집전능력을 갖추고 전문적 상담능력이 필요한 것은 우리의 교주이신 석가세존의 가르침을 전하여 궁극적으로 중생을 교화하여 함께 극락을 수용하기 위하여서이다. 그래서 염불의식만 잘하고 교리법문을 못하면 ‘재받이’라고 무시당하기 일쑤이다. 뿐만 아니라 상담만 잘하고 교리 법문을 하지 못하면 ‘점바치’라고 하여 무시당한다. 그러므로 태고종도는 쉽게 신도들에게 설명해줄 그런 불경을 많이 읽어 자신의 수행을 돕고, 교화에도 더없이 귀한 자료가 바로 불교성전이다. 기독교에서도 교화를 잘하는 목사들은 교리를 많이 아는 것보다는 바이블을 많이 읽은 목사들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 태고종도들은 우리 종단에서 간행한 ‘신편불교성전’(보련각 발행)이 가장 짜임새 있게 구성되었는데 구할 수 있다면 구해서 목표를 일천독을 하는 것으로 하였으면 좋겠다. 꾸준히 불교성전을 읽다보면 자신이 전생에 공부했던 부분도 거의 기억이 날 것이고, 또 많은 부처님 말씀이 살아서 움직이며 신도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장점이 된다.
(4) 성직자의 넷째 요건-사회복지활동능력
성직자는 수행승과 달리 사회와 밀접하게 여민동락(與民同樂), 즉 신도와 더불어 동고동락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지 못한다면 어찌 성직자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가까운 곳에 교도소나 군부대, 양로원이나 고아원등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신도들도 신심이 더욱 배가된다. 이 봉사활동을 통하여서 자손들의 영화도 볼 수 있음을 약사경에서 언급하고 있다. 자타일시성불도(自他一時成佛道)란 말씀이 있다. 자타가 하나가 될 때에 성불의 길이 열린다는 말씀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자타가 함께 성불하는 법은 없다. 원칙적으로 일불(一佛) 일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와 남이 하나가 될 때에 비로소 성불의 길이 열린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성이 있는 것이다.
이시종 기자
법안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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