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따라 돌고 도는 어리석음이여
하루 속히 사바세계로 돌아와서 중생들을 제도하라고 하나
어디에 제도할 중생이 있겠는가.
실로 제도할 중생이 없음이니
이 곳에 모인 대중들은 이 도리를 알겠는가.
짐짓 한 생각 일으켜 어리석음을 범한 듯 하였으나
이 또한 제도할 중생이 있어서이겠는가.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이 있음이겠는가.
성품을 밝혀보면 이 일을 분명히 알게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찌 알 수 있으리오.
모든 것을 드러냈다고 한들 또 알 수 있겠는가.
이 일단의 비밀을 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성품을 밝힐 수 있는지에 대해 잘 알아야 되리니
이 일부터 먼저 해결해야만 될 것이다.
이 일은 공연히 평지에 풍파를 일으킨 듯 보이지만
다 까닭이 있어서이니
어리석게 헤아리지 말지어다.
스스로의 성품을 보게 되면
그때 비밀이 없음을 알게 됨이로다.
흐름 따라 돌고 도는 어리석음이여.
속히 꿈을 깨고 스스로의 모습을 볼지어다.
밝을 때 모습, 어두울 때 모습이 따로 없나니
늘 만나는 그 곳에서 결판을 내어 보거라.
사바세계(娑婆世界) : 중생이 갖가지 고통을 참고 견뎌야 하는 괴로움이 많은 이 세상.
제도(濟度) : 중생을 고해(苦海)에서 건지어 극락으로 이끌어 주는 일을 이르는 말.
안국선원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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